업무사례
아청법 의제강간 항소심 원심파기 사례
1억 원의 합의금 제시에도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한 상태에서, 양형 변론의 밀도만으로 1심 징역 3년 6월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낮춘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IT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회사원이었습니다. 미성년자의제강간과 아동복지법 위반(성적 학대행위)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1심에서 검사의 구형과 같은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구속되었습니다.
사건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그곳에서 피해자를 알게 되었고, 보이스톡으로 대화를 나누던 중 상대가 만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연락을 끊지 않고 직접 만나 성관계에 이르렀습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은 상대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서로 동의한 관계라 하더라도 강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동의 여부는 판단 대상이 아니며, 나이 자체가 범죄 성립을 결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그 구조 그대로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합의라는 감형 요소가 봉쇄된 상황에서 항소심 감형이 가능한지가 이 사건의 전부였습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의 법정형은 아청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아동복지법 위반이 함께 경합하면 형량은 더 올라갑니다.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실무에서는 항소심에서 합의가 없으면 감형이 사실상 어렵다고 봅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는 양형기준이 특히 엄격해 원심이 그대로 유지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이 사건은 그 어려움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경우였습니다. 원심에서 이미 4,000만 원을 공탁하였고 항소심에서 6,000만 원을 더해 총 1억 원을 제시하였지만, 피해자 측은 합의할 의사가 없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결국 합의 외의 자료만으로 재판부를 설득해야 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강창효 변호사는 통상의 감형 수단이 사라진 조건에서, 양형 변론 자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1) 매일 쌓아 올린 반성의 기록
의뢰인은 구속된 뒤 구치소에서 반성문과 수양일지를 꾸준히 작성하였습니다. 사죄의 문구를 되풀이하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남긴 상처를 매일 자필로 되짚는 기록이었습니다. 접견 때마다 작성을 독려한 결과 수십 장 분량이 재판부에 제출되었고, 의뢰인은 구치소 안에서 범죄심리상담 프로그램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인지 왜곡 교정 상담을 이수하였습니다.
2) 거절당한 뒤에도 이어간 피해 회복 노력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피해로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던 형편이었음에도 지인에게 돈을 빌려 공탁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선고기일 직전까지 합의 의사를 타진하며 용서를 구하였으나 피해자 측의 입장은 끝내 변하지 않았습니다. 강창효 변호사는 합의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에 이르기까지 기울인 절박한 노력의 과정 자체를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해 전달하였습니다.
3) 유사 사건 9건과의 비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양형 부당에 관한 논증이었습니다. 강창효 변호사는 피해자 연령이 13세에서 15세이고 초범이며 강제력 행사가 없었던, 그리고 반성과 공탁이 있었던 유사 사건 9건을 수집해 변론요지서에 정리하였습니다. 이 중 다수는 성착취물 제작이나 수차례의 간음이 포함된 더 무거운 사안이었음에도 집행유예 또는 징역 2년대의 형이 선고된 경우였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1회의 간음, 초범, 강제력 없음, 4,000만 원 공탁이라는 조건에서 구형 그대로 3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대비가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이었습니다.
Ⅳ. 결과
서울고등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의뢰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합의도, 외부의 사정변경도 없이 오직 양형 변론의 설득력만으로 1년 6개월을 줄인 결과입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에서 항소심 감형이 나오는 것은 실무에서 매우 드문 일입니다. 사건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어떤 자료로 뒷받침하는지가 결과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